토요일 새벽 1시, 장사 공항에 도착한 <프라임에셋>가족들은 쟈스민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지친 한 주를 마감하느라 정신 없던 금요일을 뒤로한 채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그들은 당일 아침 7시가 되어서야 서로에게 주섬주섬 인사할 수 있을 정도의 정신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1호차, 2호차로 구분되어 2개의 차량으로 나뉜 <프라임에셋> 가족은 장사에서 장가계까지 이동하는 고속도로 위에서 서로에게 첫인사를 나누었다. 사실 다 같은 <프라임에셋> 가족이지만 전국적으로 분리되어 있는 GA법인의 특성상 이렇게 한 자리에 마주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 그들에게 해외 연수는 소통의 장이자 통로인 셈이다. 하지만 본사의 취지는 좀 다르다. 서로가 서로를 알아가며 <프라임에셋>만의 결속력을 다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매번 진행되는 해외연수는 포상의 의미인 만큼 절대 구속하지 말 것을 강조한다. 그동안 힘들었던 시간들을 잊고 무조건적으로 자유롭게 쉴 수 있도록 배려하려는 것이 지금까지 진행된 해외 연수의 일관된 컨셉이었다. 때문에 처음 <프라임에셋>의 연수를 접하는 FC들은 좀 의아해 한다. 타보험회사에서는 연수라고 하면 회사를 알리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단합대회 등 이것 저것 행사로 시간을 꽉 채우는데 <프라임에셋>은 순수한 여행 외에 다른 목적을 두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불편함도 잠시, 하루 반나절이면 자연스럽게 어색함보다는 친밀감이 확장되는 것이 여행의 참맛 아니던가.

수억 년의 역사를 거슬러 오르다

장가계시 시내에 도착해 <프라임에셋>가족이 제일 먼저 찾은 곳은 한국식당이다. 전날부터 부실했던 식사를 충당하기 위해 낮 1시 중국 호남성 장가계에서 삼겹살을 구웠다. 적당한 포만감으로 행복을 충전한 가족들은 장가계시 남쪽에 위치한 천문산으로 향했다.
2006년 오픈된 천문산은 해발 1518m로 귀곡잔도와 천문동, 천문산사로 유명한 국가산림공원이다. 장가계는 우리나라의 제주도와 비슷한 기후 조건을 가지고 있어 1년 365일 중 반 이상이 비가 오기 때문에 천문산의 절경을 볼 수 있는 기회는 순전히 날씨에 달렸다. 다행히도 <프라임에셋> 가족들에게는 여행 일정 내내 적당한 기온과 날씨가 제공되었다. 3박5일간의 일정 중 비가 온 것은 출국 당일 오전뿐이었으니 말이다.
천문산. 장가계시에서 제일 높은 이 산은 장가계 시내부터 연결되는 케이블카로 이동할 수 있다. 이번 연수에 <프라임에셋>이 방문한 호남성의 장가계, 원가계는 20여 년이란 긴 공사 끝에 완성된 대자연의 관광지인 만큼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육해공을 넘나드는 다양한 교통수단을 만날 수 있다. 첫날, 케이블카를 타고 해발 1500m를 오르고 잠시 걷다가 리프트를 타고 다시 버스를 탄다. 다음날 대협곡에선 1680개의 계단을 오르고 보봉호수에선 배를 탄다. 심미화랑에선 모노레일을 타고 원가계에선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엘리베이터까지. 이번 연수의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기도 했다. 물론 그만큼 쉴새 없이 움직였다는 뜻이고 쉼이 아닌 배움의 여행이라고나 할까. 자연의 가르침을 톡톡히 배워온 연수였다.

장가계 시내와 천문산 정상을 잇는 케이블카

6명이 짝을 지어 케이블카에 올랐다. 전세계 어디에서도 만날 수 없는 이 과감한 케이블카는 장가계 시내를 통과해 정상까지 이어주는 교통수단이다. 기자와 동반 탑승한 허연희 이사가 한마디 한다. “어머, 장가계 시내 집들이 훤히 내다 보이네, 옥상 위에서 머 하는 거지? 한국에서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야” 그렇다. 장가계 서민의 삶의 터전을 당당히 내려다보는 관광객이나 수많은 관광객들이 자신들의 지붕 위를 지나가는 것을 개의치 않는 사람들이나 그저 일상 속 하나의 풍경처럼 자연스럽다. 한 10분 지났을 까. 총 7.45㎞의 케이블카 안은 4평 남짓으로 비좁지만 케이블카 밖으로 장구하게 펼쳐지는 어마 어마한 규모의 수억 년 세월의 흔적이 시야를 가로 막는다. 왜 중국 장가계 여행을 와우~ 여행이라 했는지 알만한 대목이다.

멱선지경

협곡과 기이한 봉우리들 사이를 오가며 천문산사를 향해 서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멱선지경을 만나고(케이블카 역부터 천문상사 앵두만 관장까지의 이름) 드디어 귀곡잔도의 시작이다. 귀신이 나올만한 무시무시한 계곡에 선반처럼 걸어놓은 길이라 해 지어진 귀곡잔도는 절벽의 허리에 길을 붙여 놓은 듯하다. 해발 1400m에 절벽 위에 걸쳐진 800m의 길을 <프라임에셋> 가족들이 나란히 걷는다. 한 사람의 발자국만이 허용되는 이 좁은 길 아래로는 까마득히 깊숙한 절벽이 그 장엄함을 자랑하며 서있다. 어떻게 이런 길을 만들었을지 마냥 신비롭기만 하다. 서로가 서로의 기념 사진을 찍어주며 오가고 있지만 오감으로 전해지는 대자연의 경이로움에 말을 잇지 못한다.

통천대로, 천문동

지구의 역사를 보여주듯 장엄한 이 산을 통천대로가 가르고 있다. 구비구비 산을 오르는 통천대로와 그 위를 달리는 산악버스, 케이블카 위에서 바라본 광경은 귀엽다 못해 앙증맞기까지 하다. 케이블 카가 움직일 때마다 변화하는 천문산의 풍경은 수 천, 수 억 년의 세월을 지켜온 천연 조각상들의 나열이다. 저 멀리 신이 빚은 또 하나의 예술품 천문동이 나타난다. 천문산의 가장 큰 자랑거리라는 이것은 해발 1500m의 봉우리가 지각변동에 의해 구멍이 뚫린 형태를 띠고 있다.

500년 전통의 천문산사

그렇게 50분 정도 절벽 위를 걸었을까. 깊은 산 속 형형색색 화려한 건축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바로 500년 전통의 천문산사이다. 당나라 때부터 수많은 불교 신자들이 찾아왔다는 천문산사, 지금은 케이블카로 1시간 20분 만에 쉽게 오를 수 있는 절이지만 해발 1500m 길을 걸어서 올라왔을 것을 생각하면 불교 신자들의 신앙심에 머리가 숙여진다.
1만 ㎡의 규모의 천문산사는 당나라에 건축되었으나 대부분 불에 타고 문화혁명 시절 건립되어 그 모양이나 생김새가 현대적이라 어색하지만 남동쪽으로 탁트인 대자연의 전망은 그 시대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을 터이니 그것만으로 그 위대함이 전해진다.

대협곡이 만든 기다림의 가치

다음날 우리는 대협곡을 거닐었다. 2009년 오픈되어 아직 관광객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이곳은 보봉호수로 이어진다. 일행은 1680개의 계단을 지나고 1시간 정도 산책길을 거닌다. 문득 혼자 거닐고 있는 36본부 박종필FC를 만났다. 새내기 FC 얼굴을 하고 있는 그는 올해로 8년 차인 베테랑 FC였다. 30대 초반의 그는 중국 장가계에서 아픈 과거를 홀로 씻어 내리며 걷고 있었던 것.

“사실 인간관계가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얼마 전 여자친구와도 헤어지고 친구에게 배신까지 당해 너무 힘들었는데 본부장님이 머리도 식힐 겸 다녀오자고 하시더라구요. 시간의 흐름을 그대로 부여잡고 있는 늠름한 자연을 마주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 지네요. 저만 제 자리를 지키면 된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는 중국 장가계에서 사람이 아닌 대자연이 전하는 지혜 ‘기다림의 가치’를 깨달은 듯하다.

보봉호수

드디어 비취색 물이 아름다운 보봉호수에 도착했다. 댐을 쌓아 물을 막아 만든 인공호수로 주로 수력발전과 양어장으로 사용하다가 말레이시아 상인이 투자를 해 관광지로 개발된 곳. 서유기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이곳은 430m 위에 있는 산정호수이다. 주변의 경치와 다양하게 생긴 바위를 감상하며 토가족 처녀의 노래 소리를 듣는다. 평균수심은 72m로 아기물고기가 살고 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는 곳. 평온한 호수 위 토가족 처녀의 노래에 대한 답례로 정제준 실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저 멀리 호수를 지나 산속까지 울리는 그 목소리가 천 년이 지나야 되돌아 온다고 하니 옛 선조들의 풍류의 맛을 살짝 엿본 기분이다.

원가계, 천자산에 오르다

서서히 날이 기울기 시작할 무렵 천자산을 오르기 위한 케이블카에 오른 <프라임에셋> 가족들은 눈 앞에 펼쳐지는 풍경에 다시 입을 다물지 못한다. 병풍처럼 펼쳐진 바위들이 한 폭의 산수화 같다. 강원도에서 온 김승민 FC가 농담을 건넨다. “강원도 산은 산도 아니어 뒷동산이네!” 어른들도 소화하기 힘든 일정을 불평한마디 없이 잘 따라오고 있는 김동학 FC의 장남 김동렬군도 한마디 거든다. “그러게요 한국의 산은 얼굴이 없는데 중국 산들은 다 얼굴이 있어요” 천자산은 가장 높은 봉우리가 1334m이고, 풍경구의 면적은 264㎞에 달하며, 크게 장가계시의 국가삼립공원, 츠리현의 삭가계 풍경구, 쌍즈현의 천자산 풍경구 등 세개로 나뉘어진다.

그렇게 20여분을 돌았을까 우리 일행은 토가족이 살았다는 원가산채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영업 5본부 최근영 FC는 토가족 처녀와 혼례식을 거행했다. 예식이 끝나면 신부의 집에서 9년 동안 일해야한다고 하는데도 “제가 첫날밤은 치루고 서울로 가야하지 않겠냐며” 발길을 돌리지 못했다. 그리고 다음날 일행은 황룡동굴을 마지막으로 3박 5일의 아쉬운 일정을 마무리했다. 여행은 삶의 속도를 늦추는 것이 아닌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고 구축하는 성장의 기쁨을 맛보는 것이라 누군가 말했다. <프라임에셋> 가족들이 광활한 대자연과 소통하면서 느꼈던 그들만의 가치를 오래도록 간직하며 지켜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일행은 밤 12시 서울행 비행기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