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3일 토요일. 맑음.

“팀장님~ 어디에요? 저 본사 왔는데 아무도 없어요~
얼렁와요~~”
8시 즈음. 대전사업단의 안방지기 박미애 팀장의 전화로 시작된 워크샵 당일. 학창시절에도 그렇듯 멀리 사는 친구일수록 일찍 온다고 했던가 지방에서 오는 박팀장이 1등을 했다. 내가 일찍 출근해서 맞이 해주고 싶었는데…… 쩝..
금번 워크샵은 전국 사업단을 포함 70여 명의 스탭 중 60여 명의 직원들이 양평의 쉐르빌파라다이스 연수원에서 주말을 반납하고 토~일요일 1박2일로 진행됐다.
첫째 날은 교육, 둘째 날은 단합 체육대회라는 <프라임에셋> 창립이래 교육과 단합을 적절히 조합시킨 체계적인 워크숍이었다. 나는 물론, 모든 직원이 입사시 오리엔테이션 하루와 간혹 원수사의 상품 교육을 제외하곤 교육이란 것을 받아본 적이 없기에 신선하기까지 했다.

이번 워크샵은 창립10주년을 기념해 회사 이해 및 팀조직간 융화, 협동 단결을 목표로 배우고 노는 유쾌한 프로그램을 각 팀의 팀장과 상의하여 영업지원팀에서 최종 기획했다.
오전 11시부터 한 시간. 영업4본부 고원준 이사님이 “밸류체인” 시스템에 대해 짧고 굵으며 재미있고 알기 쉽게 교육이 시작됐다. 현재 7개의 자본부를 배출하기까지 규정집에서만 보던 밸류체인이 아닌 현장에서의 밸류체인을 알려주셨다.
점심식사와 숙소배정 후, 한스 컨설팅대표 및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재직중인 한근태 교수의 ‘리더십 함양을 위한 조직의 이해’를 주제로 강의가 진행. 교육생이 함께 의견을 발표하는 등 미래의 자신의 모습에 대해 계획하고, 그러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등 직장생활의 팁을 향상시키는 시간이 되었던 유익한 90분이었다.

그리고, 이어 SBS 파워FM의 아나운서 ‘이숙영’씨를 직접 만났다. 촌스럽긴 하지만~ 방송인을 본다는건 참~ 신기한 일이다.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라디오 방송을 계속 해오고 있다는 이숙영씨는 한번도 아파서 펑크내본 적이 없단다. 연예인들의 예를 들어가며, 영화내용, 책의 좋은 문구 등을 인용해 쉽게 풀어내는 “직장 생활에도 프로가 되라”의 강의를 들으며 지금 기억에 남는건 “이효리처럼 웃고, 유재석처럼 배려하고, 강호동처럼 반응하라”.

일정이 시작된 지 6시간이 훌쩍 지나가며 집중력이 저하되어 있을 때, 10월 1일자 신규 승격하신 영업72본부 김상욱 본부장님의 솔직, 소탈한, 외부강사보다 더 의미 깊은 강의가 시작되었다. 고원준 이사님이 조직유치관련 강의를 하셨다면, 김상욱 본부장님은 계약1건의 중요성, 소중함을 알게해 준 소중한 시간이었다. 설계사분들의 영업활동에 대해 약간이나마 그에 따른 어려움과 고충에 대해 알 수 있었다는 것만 해도 큰 의미가 있지 않았을까? 백화점, 은행, 식당, 공장 등등.. 많은 곳에서 퇴짜도 맞고, 쫓겨나고 그러면서 받아온 소중한 계약들이 있어서 나도 지금 여기에 있는 것일테니….

부사장님과의 대화를 끝으로 첫째날 일정은 마무리 되었고,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를 염두해두지 않고 분위기만 생각해 야외에서 기획 진행된 저녁식사는 차가운 음식과 한 박자 늦게 구워 나오는 바베큐에 다들 하나 둘 숙소를 향하고 그 자리엔 몇몇 주당들의 노래 소리만 남아있었다.

10월 14일 일요일. 맑음.

오전에 갑자기 일이 생겨 가야 한다는 직원들이 생겼다. 임신한 직원들은 어제 교육 후 귀가하였고, 또 몇 명이 가야 한단다~ 그러다 보니 50명도 되지 않는 직원들이 ‘양평고등학교’에서 체육대회에 참여하였고, 인원이 부족해도 너~~무 부족한 탓에 빡~세게 할 수 밖에 없었다. 아이고~ 내 팔………

우린 생년월일 기준으로 OB, YB팀으로 나뉘었다. 나이 먹은 것도 억울한데 상품을 탈 확률이 떨어진다고 강하게 반발하는 OB팀의 의견은 기획단계에서 부사장님에 의해 받아들여지지않았고, 일명 젊은피와 썩은피로 나뉘어 부사장님의 개회선언 및 개회사로 막을 열었다.
OB팀은 강진홍 실장님, YB팀은 이용진 부사장님 주축으로 비서실장, 응원단장을 뽑아 부족한춤 솜씨도 발휘하였다. 강진홍 실장님 춤 솜씨는 상상 이상이였다. 그동안 몸이 근질거려 어떻게 참으셨는지. 참, 순발력, 달리기도 YB에 뒤지지 않는다. 실장님 짱입니다요~

사랑의 밥주걱, 바람잡는 특공대, 풍선기둥 세우기 등등 게임명만 들어도 상상되는 유치찬란한 게임은 물론, 줄다리기, 계주, 피구경기 등 운동회나 체육대회하면 생각나는 상투적인 게임들까지 게임이란 게임을 쉴틈 없이 점심시간 제외 4시간을 진행하였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초반 파워 넘치던 YB팀 부사장님이 후반엔 어디 계신지 존재감을 느끼기 힘들었을까.ㅋ..

그 많은 게임들 중 ‘도전99초’는 OB팀에 속해있던 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다. 팀 전원이 참여하여 다섯 가지 미션에 적정인원을 배정 후 한가지 미션을 성공하면 다음 미션진행. 실패 시 성공할 때까지 한 후 다음 미션이 진행되는 경기로, 99초 안에 성공하여야 하며, 각각 2번씩 시도하여 가장 짧은 기록을 내는 팀이 우승하는 경기다. 첫 시도에서 69초를 달성한 YB팀. 뒤이어 도전한 OB팀은 첫 미션인 고리던지기에서 시간을 지체하여 1분30여 초의 기록을 냈고, 69초를 깨기는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두 번째 시도에서 YB는 단체줄넘기에서 실수를. OB는 무난히 실수 없이 경기를 끝냈다. 진행자는 시계를 보며 피식 웃음을 보였고, 나는 “YB팀의 기록을 못 깻구나”하고 포기하고 있을 때, 본인이 진행한 도전99초 경기사상 세계적인 기록이 나왔다며 60초도 걸리지 않은 OB팀의 승리를 선언해주었다. YB의 69초 기록을 깨다니…기적 같은 일이었다. 다른 어떤 경기보다 해당 미션을 나 때문에 실패시 성공할 때까지 다음 미션을 수행하지 못하기에 심적 중압감이 컸을 팀원들은 서로의 마음을 아는 듯 부둥켜안고, 하이파이브를 하는 등 소리지르며 기쁨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엎치락 뒷치락 근소한 점수 차로 젊은 피를 이기고 OB의 우승으로 운동회는 끝났다.
OB팀은 OLD한 나이가 나이인 만큼 팀장, 시니어 및 각 팀을 이끌어 갈수 있는 리더형 들이 모여서인지 모든 경기에 임함에 있어 ‘나’보다는 ‘우리 팀’의 우승을 위해 힘들어도 또 뛰고, 본인이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하는 적극적인 참여가 우승의 원동력이 되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며 YB팀의 젊은 직원들도 ‘리더의 필요성’에 대해 한번 더 느꼈기를 바란다. 리더가 없다면 내가 리더가 되면 되는 진리도 함께.

두서없이 적어 가다 보니 계약관리팀 황도연 팀장이 출근했다. 목으로 한 운동은 없었는데 목을 돌리지 못하겠단다. 피구 하다 교육팀 주환씨가 던진 공에 얼굴을 맞은 경영관리팀 시책파트 김지현 팀장은 가해자인 주환씨와 퇴사시까지 노예계약을 맺었단다. 강의 때 김상욱 본부장님이 “우리 총무 신입인데, 잘 부탁합니다.”라고 하신 말씀을 기억하고 72본부 총무 누군지 아냐며 묻는 목소리도 들린다. 이런저런 에피소드를 남기며 처음으로 진행된 직원 교육 및 체육대회 워크샵은 앞으로도 몇 일 더 온몸의 후유증과 더불어 뒷얘기가 계속될 것이다.